1박 2일 스쿠터여행

[1박 2일 / 10월]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산청 9경의 하나, 정취암[淨趣庵]...

apollo695 2013. 3. 24. 20:51

/ 경남 산청군 신등면 양전리 78 /


신라 신문왕 6년(686),
동해에서 부처님이 솟아 올라 두 줄기 서광을 발하는데,
한줄기는 금강산을 또 한줄기는 대성산을 비추었다고 합니다.
이때 의상조사께서 서광을 쫓아 금강산에는 원통암을 세우고,
대성산에는 정취사를 창건하였다고 합니다.


동국여지승람 및 조선 중기의 기록에는 정취사로 기록되어 있는데,
후기에서 구한말 사이에 조성된 불화에는 정취암으로 기록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합니다.

 


1박 2일 가을여행의 시작 땐 예정에 없었던 정취암.
우여곡절에 다시 일정에 편입시켜 들러게 되었는데,
조금 늦은 시간이라 서두러다 보니 많은 아쉬움 남아 있는 곳,
대성산 아찔한 절벽에 자리한 정취암 입니다.

 


* 정취암과 관련된 재미난 설화가 있어 소개합니다.


정취암 근처 바위굴에 500년 묵은 여우가 살고 있었는데,
매년 섣달 그믐 밤이면 사람을 홀려서 한 명씩 죽였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매년 섣달그믐이 되면
스님을 비롯한 사람들이 절을 비우고 피신을 하게 되었고,
절에서 사람들이 피신을 하면서 그 피해가 인근 마을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이때에 정취암 10여리 밖 소이 마을에
담력이 커고 문무를 겸비한 문가학이라는 선비가 살고 있었고,
여우의 피해가 널리 펴지고 우환거리로 전해지자,
여우를 잡을려고 섣달 그믐날 술을 한 말 짊어지고
정취암에 올라 여우를 기다렸고 밤이 깊어 갈 무렵,
문밖을 서성거리는 여인이 나타났고,
여우임을 직감한 문가학은 담담한 표정으로
무슨 연유로 이 깊은 밤에 산사를 찾았느냐고 묻고는,
밖이 추우니 방으로 들어오게 한 후 자리에 앉으라 하고,
용모를 보니 아찔할 정도로 미색이 빼어난 미인이었다고 합니다.
문가학은 적적한 밤중에 미인을 만났으니 어찌 술이 없을 수 있겠는가
마침 좋은 술이 있으니 같이 마시자고 하였고,
밤은 깊도록 술을 마셨고 여인은 술에 취하자 잠이 들었고,
옆으로 눕는 것을 보니 꼬리가 아홉 달린 구미호였다고 합니다.


문가학은 미리 준비한 끈으로 여우의 손과 발을 묶었고,
여우는 깜짝 놀라서 깨어났고 살려달라고 애원을 하였다고 합니다.
이에 문가학은 너는 요사스러운 짖을 많이 해서 용서할 수 없다고 하였는데,
여우가 애원하며 말하기를
나를 살려주면 둔갑술을 할 수 있는 비급을 주겠다고 하는데,
문가학은 책을 보고 난 후 사실이라면 살려주겠다고 하였다고 합니다.
여우가 둔갑술 비결이 적혀있는 책을 건네주었는데,
문가학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을 읽고 있었고,
여우가 끄나풀을 풀고 책을 낚아 채어서 사라져 버렸다고 합니다.


문가학은 비결대로 둔갑술을 부려 몸을 바꾸어 보았는데,
둔갑이 완전하지 못하고 옷고름은 감출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 후 문가학은 과거에 급제하여 궁에서 근무를 하는데,
배운 둔갑술로 새로 변하여 궁중에 들어가 은자를 빼내어
거사 자금으로 쓰다가 발각되어 역모죄로 참수되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조선초, 문가학은 남아 있는 고려의 유신들과 뜻을 합하여
고려왕조를 찬탈한 이씨정권을 무너뜨리려고 난을 일으켰고
모반에 실패한 후 역모죄로 참수 되었습니다.
그런데 모반이 고려의 재건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문가학을 임금으로 추대하려 했다고 태종실록에 나와 있습니다.


- 대성산 절벽에 축대를 쌓아 자리를 앉힌 정취암 전경입니다.
  정취암은 정취관음보살을 본존불로 봉안하고 있는 한국 유일의 사찰이라고 합니다.

 

- 정취암 입구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공양비천상.

  개인적으로 이런 작은 불상이 다른 상보다 아름답게 보여 좋습니다.

 

- 예전에는 이곳으로 올라왔을 듯 한 계단. 제가 왔던 길은 최근에 개통된 듯 깨끗하고 공사중인 곳도 있었습니다.

 

 - 정취암 본전인 관세음보살을 봉안하는 원통보전 입니다. 문이 닫혀 있어 안을 볼 수 가...

 - 정취암의 원통보전은 정취관세음보살상이 봉안되어 있다고 하며,
  후불탱화로 정취관음탱화, 동편에 신중탱화, 서편에 지장보살상과 지장탱화가 봉안되어 있다고...

 

 

- 대나무처럼 꼿꼿한 소나무. 저 바위위에서 보는 풍경을 못 담고 왔네요.

 

- 절벽에 세워진 응진적과 응진전을 위협하는 바위. 염불이 제대로 될 지가... ^ ^

 

- 자세히 보시면 좌측의 바위 아래 보이는 작은 불상이 신라불상을 재현하여 조성했다는 정취보살입상 입니다.

 

- 응진전에는 주불인 석가모니불, 달마대사상과 16 아라한상, 라한탱화를 봉안하고 있다고 합니다.

 

- 바위에서 다시 한 번 올라온 길을 되돌아보니, 신선이 속세를 내려다보는 느낌이 이럴까,
  소금강이라 불렸던 전망답게 가슴이 탁 트이는 시원함과 지금은 속세에서 벗어나 있는 기분이...

 

- 절벽의 바위에 새겨 놓은 돌계단이 눈낄을 끕니다.

 

- 바둑이가 두마리 있는데 진돗개 같은 놈은 장난이 너무 심해 한마디 했더니 보이지도 않고, ^ ^
  수문장처럼 정취암을 지키고 있는 해탈한 듯 표정이 없던 사자를 닮은 늠름한 차우차우, 일명 사자개.

Nikon AF-S 16-85mm F3.5-5.6 G ED V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