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리운 시절

[내 그리운 시절] 1970~80년대 서민들의 PIFF광장인 교통부, 그리고 씨네마천국 보림극장.

apollo695 2013. 6. 19. 22:29

/ 부산 동구 범일4동 26-8 /


지금은 어떤 내용이였는지 생각도나지 않치만

정윤희 누님의 도시의 사냥꾼, 장미희 누님의 겨울여자, 

유지인 누님의 가시를 삼킨 장미 등 이른 류의 영화를 볼 수 있었던 곳,

보고나면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곤 했던

질풍노도 시기의 왕성한 호기심을 조금 해소 할 수 있었던 곳, ^ ^

교통부의 보림극장, 삼성극장 그리고 삼일극장.

버스정류장에 극장의 이름을 사용할만큼 유명했던 곳 입니다.

자주 애용했던 그 당시의 동선을 적어보면,

대연동을 출발하여 걸어서 자유시장을 거쳐 보림극장에 도착하는데,

자유시장에서 칼국수 한 그릇을 사 먹고,

보림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가구거리인 좌천동에서 22번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곤 했습니다.

칼국수, 영화비, 버스비를 500원으로 해결 되었던 기억이...

 

오래전 영화 '친구'의 내용 중 삼일극장이 나오자,

잊고 지냈던 교통부 거리가 생각났습니다.

사진을 알게 된 후 몇 번을 담아 놓으려고 갔는데,

보림극장이였던 자리엔 맥도날드가 있었고,

삼성과 삼일극장엔 성인영화간판이 걸려있어,

미루고 미루다보니

오호 통제라!

삼성극장도 삼일극장도 모두 사라져 버렸네요.

보림극장이 1997년에, 삼일극장은 2006년, 

삼성극장은 2011년을 마지막으로 

유년시절의 씨네마천국들은 모두 사라져 버렷다고 합니다.



철없던 시절

                         - 카라반 / 1979년 제2회 젊은이의 가요제 -


바람에 한송이 들꽃은 열리고

실없이 져버린 꽃잎은 사라졌네

푸른 열기 안고 돌아 하늘을 보면서

가슴에 탄 재일랑 물위에 실어보자 


바람에 휘날리는 한줄기 빗방울아

외로운 마음을 씻어 내려다오

즐거웠던 옛시절 돌이켜 생각하니

지금은 사라져간 아름다운 옛추억들


정다웠던 옛시절 즐거웠던 옛시절아

아무것도 몰랐었지 세상을 몰랐었네

사라져간 (사라져간) 지난날은 (지난날은)

아련히 떠오르고

떠나가는 (떠나가는) 아픔은 (아픔은)

철없던 시절이야 시절 ~


먹구름 걷히고 밝은 하늘을

솟아라 태양아 더높이 더높이

먹구름아 없어져라 밝은 내일을

나에게는 타지않는 불꽃뿐이야



- 시민회관과 더불어 부산 공연문화의 메카였던 보림극장. 당시엔 콘서트를 리사이틀이라고 불렀습니다.

  문득 라스트콘서트 생각이... 공연이 없을 땐 2본 상영관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 ^


- 같은 교통부에 있었던 삼일, 삼성극장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2편을 볼 수 있었고,

  요금은 저렴했지만 극장의 규모와 의자등은 더 좋은 시설을 구비하여 사랑받을 수 밖에 없었던...


- 교통부로 불렸던 도로. 구덕터널, 수정터널이 생겨 조금 한가하지만 당시엔 상습정체 구간이였습니다.

  한성기린 너머에 파출소가 있었고 그 옆에 삼성극장, 삼일극장이 나란히 자리했던...


- 혹시나 싶어 들렀는데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할매국밥집. 기억으로는 9시 40분경 첫 상영였고,

  2본동시 보고나면 점심시간이라 항상 골목이 시끌벅적 했던... 

  국밥에 부추 뜸북 넣고 새우젓으로 간을... 아~ 입에 침 고입니다.


- 삼성, 삼일극장이 있었던 자리. 70, 80년대 지정좌석이 없어 2류영화관으로 불렸던 재개봉관으로

  설, 추석 땐 서민들이 장사진을 쳤던 곳, 성룡의 사학비권을 삼성극장에서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 ^


- 추억이 많은 거리인데 추억과는 동떨어진 낯선 느낌이 많이 들어 한 장 남깁니다.


- 영화 한편이 끝나고 쉬는 시간에 나오는 광고가 생각납니다. 평화시장, 영남예식장 야마하기타 등...

  이 거리에 있던 야마하기타는 어디로 갔는지... 고교얄개를 보고 처음 기타를 구입했던 곳인데...


- 한바퀴를 돌아 다시 보림극장으로 왔습니다. 건물은 그 시절의 형태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만, 

  이 자리에 있었던 육교는 사라져 버리고 횡단보도가 대신합니다.


- 그리고 30년이 넘었건만 여전한 모습으로 남아있는 구름다리라고 불렀던 육교.

  이 육교를 넘으면 중고 레코드판과 빽판등을 팔았던 골목이 있어 자주 들렀던 곳이 있습니다.


- 웬지 웃음이 나는 풍경. 건물은 그 옛날의 것인데 간판만... ^ ^


- LP판은 없고 CD와 테이프가 있지만 옛날 중고레코드점의 분위기가 나는 장면. 


- 변함없이 흐르는 개천이지만 흐르는 물은 옛날같지 않은... 


- 구름다리 위에서 담은 보림극장과 범일동의 풍경. 우측의 횡단보도가 산복도로의 시작점이고,

  산꼭대기에 보이는 큰 건물이 샛별고로 불렸던 금성고등학교 입니다.

--->  금성고가 아니고 동구도서관이라고 합니다.


- 지금은 낯설지만 옛날에 흔한 풍경. 설마 지붕위의 타이어는 그 옛날의 것이 아니겠지요? ^ ^


- 부산진역에서 완행열차를 타고 시골갈 때 출입구에 서서 지나치는 풍경을 보며 갔던 기억이 납니다. 

  좌측의 통일회관 건물과 보이는 아파트는 고무신 공장이 있던 자리로 기억하는...


- 부산을 들고나는 모든 기차가 이곳 철로를 이용하는데 철길 옆에 이런 집들이 있었던가? 


- 딱 여기까지만 옛날의 풍경이 남아 있습니다.


- 중고레코드점들이 늘어서 있던 그 옛날의 골목길은 어디로 가고 바둑이만... ^ ^  


- 중고 TV와 라디오 등 전파상들도 대부분 통페합 되었는지 대형화 되어 몇 몇 곳만 남아 있습니다.

Nikon AF-S 16-85mm F3.5-5.6 G ED VR